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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신작시/주영금/알리바이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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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05회 작성일 19-06-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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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신작시/주영금/알리바이 외1편


알리바이 외1편


주영금



너는 사실과 진실 사이를 떠돈다
단 한 줄
그 한 줄 의심을 확신하기 위해
처음으로 돌아가려 한다
둘의 사이가 좁혀질 기미가 없다
살인은 이루어졌고 분노는 흰 뼈를 보았다
가장 차갑게 웅크린 맥박이 목격된 후
다른 곳을 응시할 수 없는 눈을 갖는다
 
세상은 별일 없는데 매일매일 남겨진 눈동자가 어긋나고 있다
슬픔의 유효기간은 신이 정한 것인가 내가 정한 것인가
사무친 울분이 찢기고
누른 혈 자리가 굳어가도
톡 쏘는 무관심이 난무한 세계
의심이 끝나야 할 때 침묵을 껴안아버린 세계


내가 쑥쑥 자란 사월이 와도
그만 해 그만 해 하는 목소리가 들려와도
비극은 아직도 절찬상영 중이다


한 번 더 봄이 왔다
눈부시고 처절한 시간이 알람시계처럼 기억을 깨웠다
나는 다시 의심과 음모 사이를 방황한다
어떤 목격도 믿을 수 없다


목격은 목격일 뿐
의심은 사실을 모사한 음모의 한 편린
알리바이는 영원한 버뮤다의 삼각지를 여행 중이다





카멜레온



어젯밤
거울이 삼킨 건
씹지 않고 넘긴 수다와 난폭한 가시
밤새 뒤척이다
말을 거두어 버렸다


얼굴에는 형식이 없다
진화된 표정이 필요할 뿐이다
거울의 성장 판이 멈춘 게 다행인가
당신을 발설하지 않아도
우월한 내 상처들
아무렇지도 않게 가면을 뒤집어쓴다


얼굴 안에 또 다른 얼굴이 난무하다
카멜레온이 카멜레온을 껴안는다


그러나 내 맥박이 빨라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터져버릴 것 같은 심장의 태도를 숨기느라
하루에도 몇 번씩
당신의 손을 놓는다


나를 닮은 당신은 알고 있을까
소리 없이 쌓여가는 표정들의 역설을
심장이 화석이 되어 가는 울음들의 독백을





*주영금 2018년 《열린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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