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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고창수의 영역시/김보숙/발을 묶다 Tie the F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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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고창수의 영역시/김보숙/발을 묶다 Tie the Feet
발을 묶다
김보숙
나는 애인들보다 발이 컸다
착하지 하면, 신을 벗었고
착하지 하면, 신을 신었다
애인들의 신을 신고 나가고 싶었으나
발이 맞지 않아 문을 열지 못했다
눈이 어두운 할머니는 나의 발을 만지며
아버지라 했고, 눈이 밝은 나는 나의 발을
만지며 아버지라 했다
자칫 잘 못하면 우리는 웃을 뻔하였다
―《리토피아》 가을호
Tie the Feet
I had larger feet than lovers
When told “good child”, I took off shoes
When told “good child”, I put on shoes
I wanted to go out,
Wearing lovers’ shoes
They didn’t open the door
The old lady with poor eyesight
Patted my feet,
Calling me father
With good eyesight,
I touched my feet ad said father
We almost laug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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