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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신작시/김보숙/발을 묶다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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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신작시/김보숙/발을 묶다 외1편
발을 묶다 외1편
김보숙
나는 애인들보다 발이 컸다
착하지 하면, 신을 벗었고
착하지 하면, 신을 신었다
애인들의 신을 신고 나가고 싶었으나
발이 맞지 않아 문을 열지 못했다
눈이 어두운 할머니는 나의 발을 만지며
아버지라 했고, 눈이 밝은 나는 나의 발을
만지며 아버지라 했다
자칫 잘 못하면 우리는 웃을 뻔하였다
호랑이 연고
일을 그만둔 남자에게 오만 원과 호랑이 연고를 준다
마음의 상처 빼고 다 치료해주는 너랑 닮았어.
그저께는 찢어지지 않아 울었다 호랑이 연고를 발라주며
너는 벌림을 두둔하였다
벌리는 것과 벌려버리는 것은 모두 벌의 성을 가지어 아름답다고
남의 집 소포를 찢을 수 없어 나는 한 번 더 울었다
*김보숙 2011년 《리토피아》로 등단.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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