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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신작시/김경후/원룸전사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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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신작시/김경후/원룸전사 외1편
원룸전사 외1편
김경후
밤마다 막차다, 아무도 없어도, 나는 몰고 돌아가는, 그곳, 막차다, 배차간격, 없음, 인센티브, 없음, 유급휴가, 없음, 직업, 없음, 내가 탈 차, 없음, 기다릴 차, 없음, 막차에서 막차 사이는, 폐터널이지, 밤마다, 막차다, 출가하지 않아도, 밤새 흐르는 수도, 물방울 독경소리, 면벽으로, 먼 산 먼 숲 조망 가능, 이러다 심안으로 동쪽에 창을 낼, 내가, 막차다, 돌아오지 않을 수 없는, 밤마다, 창 없이 창살 없이, 막차, 필요 없는 거, 없음, 둘 데는 아무 곳도, 없음, 아무도, 올 수, 없음, 밤마다, 아무도가 되고 싶은, 오류행, 막차다,
도요
시장 시멘트바닥, 내동댕이쳐진, 물고기, 혹은 뜯겨진 잿빛 비늘 (나도요) 방언 표준어 상품명 음식명, 이름 몰라도, 이름 없어도 (나도요) 가격은 흥정하는 것 (나도요) 어느새 (도요새고요) 너 말고 어느새 (너 말고 나도요) 뼈와 눈알, 꼬챙이 찍힌 대가리 (나도요) 벌겋게 끓어오르고 (나도요) 가시와 껍데기만 남아 있는 그것 (나도요) 기껏 수챗구멍이었던 그것 (역시 나도요)
검은 갯벌, 기름때 절은 깃털, 꺅도요 작은도요 나도요, 기우뚱거린다, 유리조각 비닐조각 쪼아댄다, 깝작도요 나도요, 질질 꼬리를 끈다, 뱃가죽이 들러붙었다, 삑삑도요 나도요 알락도요 나도요 송곳부리도요 붉은발도요 바늘꼬리도요 나도요 나도요
*김경후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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