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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신작시/김상미/제비꽃이 피었다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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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28회 작성일 19-06-2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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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신작시/김상미/제비꽃이 피었다 외1편



제비꽃이 피었다 외 1편


김상미



우리 집 담 밑에 제비꽃이 피었다
봄날의 마법처럼 깊은 어둠 뚫고 피었다
아무리 힘든 세상도 사는 게 더 낫다며 피었다
꽃도 사람처럼 누군가의 환한 시선 받고 싶다며 피었다
슬픔은 삶을 낭비할 때 생기는 회한의 그림자
서로서로 격려하며 기쁘게 한 시절 잘 보내자고 피었다
눈물 나게 따뜻한 작은 꽃잎들 불쑥불쑥 내밀며
외로울 땐 거울 보듯 자신을 보러 나오라며 피었다
사방이 연둣빛으로 감격스런 화창한 봄날 오후
자꾸만 잊혀지고 멀어지는 첫 순정, 첫사랑처럼
저 혼자, 저 멀리서 찾아와
우리 집 담 밑에 작고 예쁜 보랏빛으로 피었다
향기로운 봄바람에 수줍은 서정抒情처럼 피었다





상대적 박탈감



개를 키우는 사람은
자신의 개가 더 예쁘다고 하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자신의 고양이가 더 예쁘다고 하며

서로 멍멍멍 야옹야옹 싸우고 있는
골목길을 지나며

왜 모두가 자기 것만 예쁘고 귀한지
그 끈끈한 이기심에 측은지심
신물이 올라왔다

모두가 자기 소유, 자기 것만 너무 열심히 사랑하고 지키다   
정작 자기 삶은 너무 적게 살고 놓친 데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주는 허영심 때문일까?

포동포동 살찐 강아지에게 옷은 물론 모자, 신발까지 신겨
쪽쪽거리며 과시하듯 걸어오는 저 여인처럼!




*김상미 1990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 『검은, 소나기떼』, 『잡히지 않는 나비』,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박인환 문학상, 시와표현 작품상. 지리산문학상. 전봉건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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