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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신작시/안원찬/내 몸은 오물투성이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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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신작시/안원찬/내 몸은 오물투성이다 외 1편
내몸은 오물투성이다 외1편
안원찬
내 몸에 난 아홉 구멍에서는
눈물 눈곱 귀지 콧물 코딱지 침 가래
오줌똥이 나오고
머리통 속에는 뇌수
몸통 속에는 점액 진물 지방 피 관절액
쓸개즙 기름 가득 차 있고
뼈와 힘줄로 감싼 살갗에서는
땀과 때를 배설한다
얼빠진 정신에서 풍기는 악취
나보다 입성 허름한 군상들 향해
껍죽대고 뻐기고 깔보는 자체도 오물이다
업장 짊어지고 쭈글쭈글 늙어온
소양강 쏘가리처럼 쏘다니며
방귀 하품 트림 토해내고 있는
해우소
떡잎 버려야
꽃 피우는 들풀
묵은 가지 떨어뜨려야
새잎 여는 나무
번뇌와 망상
뿌리 채 밀어내 버려라
*안원찬 2004년 시집 『지금 그곳은 정전이 아니다』. 2013년 《시에티카》로 등단. 시집 『가슴에 이 가슴에』, 『귀가 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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