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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호/기획3행시/백우선/속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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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호/기획3행시/백우선/속죄 외 1편
속죄 외 1편
백우선
열매도 잎도 다 떨군 한겨울 나목으로도 모자라다며 돌아서시는군요.
그만두자 그만두자 마침내 쓰러져 뿌리까지 드러내도 아니라시는군요.
그러시면 다 삭고 썩고 바스러지고 흩어지고 깨끗이 사라져 드리지요.
보석
아름다운 빛깔과 음악과 향기와 맛과 감촉으로 평생을 빚고 빚지요.
물혹 따위는 지나 물방울 구슬들이 송알송알 맺히기를 빌고 빌지요.
마지막 끼워드릴 반지의 보석 사리가 재에서 반짝이길 갈고 닦지요.
백우선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탄금』 등, 동시집 『지하철의 나비 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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