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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성명남/킹사이즈 침대 해체하기 외 1편 

성명남

킹사이즈 침대 해체하기 외 1편 

삐걱거릴 때마다 조금씩 풀렸다

조이면 다음날 다시 풀렸다

반복하다 헐거워졌다 

틀까지 삐끗거려 밤이 불안했다 

오리털 이불에서 빠져나온 깃털 하나가 

침대를 무너뜨릴지도 몰라

차라리 분해해 볼까

조립한 순서를 역순으로 풀면 

우리도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오래된 볼트와 너트를 겨우 풀고,

멀쩡한 구조를 완전히 해체하면 

침대는 침대가 아닌 걸까 

new-made 

흰 접시 위에 재구성한 참돔 한 마리가 

탁탁 꼬리를 치며 다시 바다로 간다

젓가락을 지렛대 삼아

낭창낭창 뛰어올라 몇 순배 돌고 있는 소주와 함께

뱃속 바다로 뛰어든다

깻잎에 덮인 커다란 눈이 끔벅거릴 때

술이 확 깬다는 여자의 호들갑에도

해도를 미끈하게 따라 내려간 붉고 흰 살점들이 

불콰한 바다 속에 물고기 퍼즐 조각을 맞춘다

회식이 끝날쯤

그 바다를 지나던 고깃배가

커다란  대가리, 발라낸 뼈도 없이 유영하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어종을 

보았다는 말 전할 것이다 

*성명남 2012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귀가 자라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