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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이기종/건빵에 난 두 구멍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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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1
댓글 0건 조회 337회 작성일 23-01-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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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이기종/건빵에 난 두 구멍 외 1편 


이기종


건빵에 난 두 구멍 외 1편



건빵은 심심할 때 먹기도 하지만

전쟁 때는 살아남으려고 먹는 

비상식량이다

건빵 하나를 입에 넣기 전에도

씹어 반죽할 침이 먼저 고이고

건빵 서너 개를 합한 용량의 들숨이 

콧구멍을 적신다 


건빵에 난 두 구멍을 유심히 쳐다본다 

모래알이 빠져나올 정도로 작은 

두 구멍 중에 한 구멍에다 촛점을 맞추려고 

한쪽 눈을 감으면

내가 들여다 보지 않은 한쪽

저 작고 어두운 구멍 속으로도 저절로 

내 따순 콧숨이 흘러든다


건빵이 구워지며 꿈틀꿈틀 숨을 쉬었을 

한 쪽 구멍에다 촛점을 맞추다보면

내가 놓칠뻔한 한 쪽도 바로 잡힌다


내 콧구멍은 건빵에 난 구멍보다 

얼마나 더 크고 넓은가

내 따순 콧숨을 저 작은 구멍 속으로 넣어줘야 

내가 먹을 수 있다





냇가 백일홍



물살에 아롱지는 

흐릿한 너를 보려고

눈 비비고 있는 

내가 보인다


일그러진 네 얼굴이

바로 비칠 때까지


언덕에 쭈그려 앉아

너와 키를 맞추고 있는

내가 보인다


저기 형형한 너를 보다

얼굴 붉어진

내가 보인다





*이기종 2019년 《문예연구》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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