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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변재섭/파란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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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1
댓글 0건 조회 404회 작성일 23-01-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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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변재섭/파란 외 1편 


변재섭


파란 외 1편



파란의 한때

시집을 펼쳐 읽다

파란에 멈추어 서서

매콤달콤짭조름을 곱씹다

아~ 밀려드는 눈물의 파란이 문득

독일에 떨어진 파란에게는 더 이상

파란 파란이 사라진 낙엽만 뒹굴 뿐이었다고

생각의 파란이 일어

잠시 파란이 서던 내 문장에 

잠시 어리던 파란이

파란처럼 떨어져 다시 

파란 없는 파란의 때

그대를 만나 그래도

시집 속 파란의 문장을 혀끝에서 

비단처럼 굴려 보낸 나의 파란이

파란의 파도를 일세우고

엉거주춤 파란을 끌어안은 채

결코 파란의 낙엽은 눈 주지 않으며

파란 파란을 꿈꾸던 걸 반성하며

잠시 빛나던 파란을 위안하는

다시 파란 없는 파란의 때.





향기



함박눈은 내리고

내려서는 쌓이는데

빨간 망토 머리에서 발끝까지 뒤집어쓴

여자는 눈길을 걸어 숲으로 갔다

테니스장만 한 공터에 이르러

플루트를 품안에서 꺼내

가라앉은 공기를 흔들기 시작했다

무반주 환상곡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음률의 파동은 고요의 구석구석 파고들었으나

나무들이 가끔 눈뭉치나 털어낼 뿐 

숲은 더욱 고요했다

격정적인 연주는 어느덧 

클라이맥스를 넘어 피날레로 향하고

그때, 솟아오르는 

새 한 마리 있었다 성긴 눈발의 

허공 속을 날아들었다


오월 어느 햇살 부신 아침

장미는 젖가슴을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한 송이 두 송이… 그 때마다

세상 속으로 날아가는 붉은 새 떼가 있었다.





*변재섭 2019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시집 『동그라미』,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 『강물의 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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