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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장민규/복선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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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1
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23-01-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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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장민규/복선 외 1편 


장민규


복선 외 1편



소리는 틈에 산다


창문과 창틀 사이의 비좁고 어두운 곳에

휘파람을 불며

맨 발바닥과 슬리퍼 사이에 낀 물기처럼,


안과 밖

경계에 머문다


연극 1장에서 나오는 권총은 3장에서 발사된다.*


늘 바람이 부는 청보리밭

일순간 헝클어진다


중력을 무시하고

심연에서 끌어올린 물방울은

가끔 천둥소리를 낸다


그런 밤을 지나온 적이 있다


*체호프의 법칙.





부지깽이



손을 잡고

춤을 춘다


백묵이 칠판 위에서 아이스댄싱을 추듯

제 몸을 태우며 뜨겁게 추는 춤


한쪽으로만 닳는 뒷굽처럼

다 태우지 못한 생의 그을음

어깨나 무릎 관절 어디쯤에 바르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 들어가고 있는

저 일용직 나뭇가지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임대료 공과금 지로 용지에 밀리다가

어렵게 받아 낸 임금으로 밀치기도 하면서

곤궁한 아궁이 속 숨통을 틔운다


아침 햇살

이마에 타닥거린다





*장민규 2019년 《시에》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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