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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신작시/김청수/금대암 전나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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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1,828회 작성일 19-02-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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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신작시/김청수/금대암 전나무* 외 1편



천왕봉에 걸린 흰구름은 캠퍼스와 같아서
순식간 완성하는 저 바람의 화백과 같아서
두 눈과 귀를 열고 잠시 숨 고르면
 
아마도 능선 어디쯤
구름을 타고 그는 오고 있을까
지난날 너를 보내고
지우지 못한 그 흔적
멀고도 아득한데
 
낯익은 저 돌탑은 지리산을 돌고 있는가
 
천년의 세월에도
고려의 혼을 담아
삼층으로 꽃을 피웠고
 
부르면 구름 타고 내려올 것 같은
평생 하늘만 보고 있는
금대암 전나무 앞에 발길 멈추면
옹이진 한 그루 전나무 우듬지까지 환하다
 
   *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가흥리 소재. 경상남도 기념물 212호.




등뼈의 경전



의자에 앉았다 일어날 때
새우등처럼 굽어있는
엉덩이가 쭉 빠져있는 뒤태
 
탈골된 척추처럼 어긋난 허리를
깁스라도 해야 하나
 
아버지 무릎에서 듣던 찬바람 소리
다시 들리는 한숨 소리
 
지천명 그 분의 모습 같고
허리 같은, 빈 뼈의 허공
 
담배 연기 속 자욱하던 신음 사이로
의자에 앉았다 일어날 때
삐그덕 소리가 난다
 
한 몸에서 가장 소중한 등뼈의 경전을
읽는 오늘,
우주의 한 중심이 휘청거린다



김청수 2014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시집 『개실마을에 눈이 오면』, 『차 한 잔 하실래요』, 『생의 무게를 저울로 달까』, 『무화과나무가 있는 여관』. 함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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