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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신작시/강문석/스승님 전상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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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강문석
스승님 전상서 외 1편
언어의 흰 뼈만을 쌓아 올린
탑신塔身 정수리에
희끗희끗 해탈의 눈발이
초경初經인 듯 비치고 있습니다.
구구절절이 빛나는 오늘입니다.
돋보기 안경 너머로
물끄러미 내다보는 무심한 세월은
내리는 눈발 속으로 회한을 묻으며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세상과 담쌓은 어두운 귓속은
홍염紅焰의 불길이 숨 죽은 어름 가마 속에
옥동자 탄생을 보채는 빙렬氷裂 가는
바튼 쇠 울음소리를 어르고 계시옵니까?
눈 씻은 찬 샘물 정갈하게 떠다가 먹갈고
이제사 철늦은 안부 몇 자를
두서없이 올립니다.
만수무강萬壽無疆 하소서.
여시아문 如是我問*
화엄경을 펼쳐 들고 내려다 보기가 불경스러워서
방바닥에 누어 두 손을 하늘 높이 향해 받쳐 들고서
욕심껏 보기도 아까워 하루 한씩만 아껴서 본다.
* 여시아문 : 구용선생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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