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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신작시/남태식/행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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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남태식
행간 외 1편
행간을 읽던 시절이 있었다.
행간 읽기를 그친 시절이 있었다.
적은 내리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럼 그친 것은 읽을 행간이 있는 비?
행간 읽기의 세계에서 나는 오래 묵은 소도둑이다.
어떤 때는 꽃자리보다 행간이 더 넓다.
꽃자리를 빠르게 침범하는 행간!
갈수록 더 많은 방을 만드는 행간!
나는 오늘도 변두리에 눌러앉아서 행간을 읽는다.
처절
꽃으로 불리는 것에는 암수가 따로 없다.
부드러워진 것은 모두 꽃이다.
몽둥이도 각목도 쇠막대도 꽃이다.
처절한 꽃은 어깨가 말랑말랑하다.
어깨에서 힘을 뺀 사내들은 처절하다.
처절하니 아름답다.
아름다우니 꽃 됐다.
사내들이 꽃으로 피는 집이 있다.
처절한 평화가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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