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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호/신작시/최연하/바라나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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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230회 작성일 17-10-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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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최연하




바라나시



소똥도 법문을 외우는지 신선한 신의 대열에 선다. 


개 돼지 원숭이 새


물고기와 뱀도 신의 휘장 속으로 파고든다. 


그 많은 신들에 경배하는 사람들의 갈매빛 아우성이 


대책 없이 널려있고 


이름 모를 나무와 꽃들은


어느 대열에 서야 편안히 만날 수 있을가


릭샤*를 끄는 비쩍 마른 남자들 


무릎 마디마디에서 나는 쇳소리를 바람에 날리며 


잘근잘근 햇살 부스러기를 씹는다. 


뿌연 먼지와 소통불가 언어들이 요동치는 길 위에서


짙은 그늘을 지고 가는 바라나시는


시원한 바람이 없다 


   * 릭샤 : 인력거.  





흔적



죽음의 분진으로 버무려진 곡진한 삶


햇볕 한 점 쥐어 보지 못하고
싸구려 술 한 잔으로 생의 오타를 밟으며 
어둠에서 밤으로 이어진 지하 갱도 인생들
 
한 뼘 삶을 넓히기 위해  
뼈 마디마디에 숨구멍을 열어두고
세상 밑바닥을 긁어야 했던 처절한 여정
 
파랑 같은 세월 흘러
계절마다 무덤가엔
제비꽃 술패랭이꽃이 사연 사연으로 피어나고


씻김굿 한마당으로도
채워 지지 않는 목마름은 
무심히 박물관 진열장만을 지키고 있는데


검은 바람의 속울음이 들어있는 
태백산 골짝기엔 지금, 얼음조각 축제로
말갛게 세수를 하고 있다






최연하_2016년도 《월간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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