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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정서영/쉼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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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신작시/정서영/쉼표 외 1편
정서영
쉼표 외 1편
저 벚나무 이파리의
미세한 떨림이 전부이다
붉은 제라늄 꽃 한 송이가 전부이다
어디선가 날아온 박새의 울음이 전부이다
부지런히 나무 위를 기어오르는
개미의 삶이 전부이다
죽어가는 강아지의 깊은 몸짓이 전부이다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다
있는 것도 없고
없는 것도 없다
구름은 파랗게 피어나고
태양은 날마다 노래한다
사라지다
잘 자라던 단풍나무화분
이파리가 말라가기 시작한다
마른 이파리를 떼어낸다
떼어낸다떼어낸다…
단풍나무 이파리가 점점 사라진다
대체,
왜 이파리가 마르는 걸까
왜.
왜.
왜…를
무심히 짚어보며 마른 잎을 떼다가
문득.
?가 사라졌다
단풍나무도 사라졌다
그 자리.
햇살 한 줄기 씨익 웃고 지나간다
*정서영 2005년 《리토피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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