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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신작시/권혁재/신례원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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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권혁재
신례원
어쩐지 신뢰가 갈만한 이름일 것 같아
나즉이 불러보는 거다
짧은 그림자가 숨어든
좁다란 골목 속으로
사과나무에서 불어온 바람들이
첫사랑처럼 화끈거리는 거리
사주단자를 받은 사과꽃들이
어쩐지 믿음이 갈 만한 몸짓으로
팔랑팔랑 나부껴 오는 거다
신행 가는 처자의 꽃신에
붉은 사과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젖어오는 거다
어쩐지 낯이 익은 것 같아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사람들
소지품을 챙길수록
무언가 흘린 듯이 두리번거리며
교차로에서 하냥 서성이고 싶은 거다.
*신례원ㅡ예산군에 소재하는 지명.
팽목항 풍경風磬
방파제 난간에 걸린
길 잃은 물고기 떼들
몰골이 앙상하다
물고기가 된 아이들이
밀물을 좇아 돌아와
밥 달라고 고함을 지른다
배고픈 그 한마디 소리에도
딸랑, 차가운 비늘이 떨어지듯
온몸을 뒤척이는 풍경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밥 달라며 입을 벌린다.
권혁재_2004년 〈서울신문〉신춘문예 당선.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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