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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호/신작시/최지인/순수한 마음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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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최지인
순수한 마음
전주에서 노래방 장사하는
어머니 손님 받을 적에
시인들 놀러 왔었다고 전화했다
어머니 아들 자랑했던 모양
“우리 아들도 시인이에요”
말했던 모양
시인들 시인도 급이 있다며
어머니에게 아들 등단지를 물었다 했다
어머니 그런 건 모르고 아들 이름 댔는데
사람들
한 시간에 얼마냐고 물었다 했다
15,000원
바가지 씌운다고 안 했다니 다행이고
그런데 아들아
너는 어디서 등단했니?
맞아 그랬지
엄마가 까먹었어
시인에도 급이 있다던데
나는 전화를 끊고 생각에 빠졌다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계절의 부분이며 모든 것
이 계절이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여름을 믿을 수 없다
본인本人은 고함을 제외한 모든 것
불빛 향해 나아가는 날개
바람 불고 눈들 점처럼 있다
손톱만큼의 어둠
나무는 형태가 없다
그러므로 소리는 뿌리가 없다
비틀리는 세계
나무에서 다른 나무로 옮아가는
선善 대지를 마주하는
선 수많다 추락하는 본인
고산지대의 언어
부딪히는 뼈는 기둥 같다
헝클어진 머리칼
기호 알 수 없는
둘러싼 입들
누전차단기를 열면
번쩍!
손이 입을 막고
눈을 가리는
나무의 오후
스며드는 피
자국
**약력:2013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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