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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신작시/고수민/백발의 폭포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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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고수민
백발의 폭포
어머니 하얀 꽃잎
누우셨다
검버섯 핀 목덜미까지
하얀 꽃 덮으시고
병동을 떠나셨다
복도엔 많은 질병들이
꽂혀 있었고
내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현기증, 난간 쪽으로 기울었다
검사실에 새를 내려두시고
헝클어진 백발의 폭포를
건너셨다
나는 한 그루 나무
떨리는 턱을 심었다
섬, 해당화
닻 내린 빛
서술한 침대의 적막
물 한 모금 삼키지 못하는
염산의 시베리아
기억을 잃은 목각세의 힘겨운 날갯짓
얇아진 책들의 끈적한 비루
온기 달아난
수저 울다가, 그치다가
비릿한 체루제 세포마다 알알이 박혀
고비사막 거니는 반쪽 눈의 아침
중심정맥 숲에서 길 들지 못해
뭉클뭉클 쏟아낸 아린 해당화
너,
절름거리며 섬을 피운다
절름거리며 해당화 심장 피워낸다
고수민_2015년《시에》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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