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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호/신작시/김인구/허공 법문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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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34회 작성일 17-10-26 18:03

본문

신작시



김인구





허공 법문




시든 꽃 묶어버리고


각을 지닌 유리꽃병을 비운다


빈병 가득 허공 한 자락 들어와 앉는다


꽃병의 모양을 따라 나투는


허공의 허공


끝도 없는 그 무극의 어느 선상에서


허공은 태어나셨는가


금이 간 유리 꽃병


허공 가득 내가 들어 앉는다


   *백봉 김기추 거사 법어집 제목에서 빌어옴.






해빙 무드




바람이 일어선다
출렁임을 받는다
오랜 가뭄 끝 단비가 내린다


입을 크게 벌려 빗방울을 받는다
어둑 컴컴한 낮은 하늘 아래
키 큰 풀꽃들의 자잘한 수다가
사방으로 꽃피는 수면 위


꾸역꾸역 배가 불러온다
첫 아기 임신처럼
바깥쪽 둑길부터 조금씩 불러오는
검고도 푸른 포만감
오랜만의 폭식이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배 위에 얹고
오늘 하루 배운 감사함을
머리맡에 풀어 놓는다


살짝 가려진 귀밑머리 옆으로
당신이 지나간다
설핏,





김인구_1991년 《시와 의식》으로 작품 활동 시작. 작품집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 『신림동 연가』, 『아름다운 비밀』, 『굿바이, 자화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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