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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호/신작시/이기인/스스로 셔틀콕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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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10회 작성일 17-10-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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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기인





스스로 셔틀콕




희뿌연 허공을 알아보지 못하여 펑퍼짐한 땅으로 떨어지는
눈가리개로 묶어놓은 바람은 어렵지 않은 이유로 엉망이 되는
오래 안 읽은 몸에서 떨어져 나온 유머는 아랑곳하지 않은 곳으로
브레이크 위에 올려놓은 영혼은 간단하지 않은 표정으로 놀라는
찾아지는 선들은 굵어지고 다시 마르는 포물선으로 가벼워지는
이따금 허공에 섞인 아카시아 향이 번져서 이번 생에도 놀아주는
아무리 때려도 아프지 않은 무명의 그림자를 일찍이 퍼뜨리는
비슷하고 단순한 손으로 건드리지 않으려고 삼키는 저녁  
보자기로 앉아있다 비둘기로 흩어지는 모래알 빛으로





그을림 카페




나의 당신은 한복판으로 오그라들고 가까워지는 
이상한 궁지로 흐르는 보랏빛 잉크의 수기로 미묘로 
미소로 끝나는 모퉁이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거기에 
아무도 붙잡을 수 없는 손을 풀어서 한밤중까지 껴안아보는 
우연의 의자 속으로 체류하는 고급스런 권태
카페 분위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테이블도 더듬거리는  
나무로 보이는 자연스러운 창으로 얼른 들어가지 못하는
너무 멀리서 다가오는 고백을 가려운 향초의 언어로  
여러 겹의 회의로 또 다시 눈을 감았다 뜨는 찻잔을





이기인_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 『어깨 위로 떨어지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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