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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신작시/박순원/터지자 밀물 같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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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452회 작성일 16-12-31 21:21

본문

신작시

박순원







터지자 밀물 같이



지랄지랄 켕켕켕
강아지가 짖는다
혁명의 조짐이다
아스팔트 위에 쌩쌩
달리는 차들 사이사이로
아른아른 올라오는 아지랑이
역시 혁명의 조짐이다
옆집의 부부싸움도
편의점 파라솔에서
술 먹다 싸우는 것도
곧 혁명이 일어날 것 같으니까
흥분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고
조바심 찌릿찌릿
혁명 다음에 무엇이 올지
아무도 모르니까
장정들은 군에 입대하다
대기하다 곧 혁명군이
될 터이고 딱
그날 그 시간이 되면 갸릉갸릉
숨죽이고 배회하던 도둑고양이들도 일시에
튀어나와 힘을 보탤 것이고
어떤 사람은 다 된
밥이라고 사우나 열탕에
몸을 담그고 느긋하게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니까
또는 런닝머신 위에서
헛 둘 헛 둘
체력을 단련하고








가을 하늘 공활한데



어떤 국회의원이 권은희 경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
고 물었다 나는 서울에 올라가서
약속도 어긋나고 때도 놓쳐 혼자
국밥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사람들이 나에게 광주의 교수냐
대한민국의 교수냐 묻는 것 같았다 나는 사실
국민의례 때 애국가를 부를 때 그냥 다른
생각하면서 입만 벙긋벙긋하고 어떤 때는
그것도 귀찮아서 안 하기도 하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의례적으로 가슴에 손을 올릴
뿐 국기야 국기야 내가 경례해 주니까
좋으냐 맘속으로 중얼거리기도 하는데
나는 태극기가 너무 철학적이고 복잡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태극은 나한테 너무
어려운 말이다 나는 로또에 당첨되면 이 나라를
뜨리라 생각했던 적도 있고 그 생각을
여러 사람에게 떠벌린 적도 있다 몇몇은
내 생각에 동의하기도 했다
백석 정지용이야 식민지 시대라서 어쩔
수 없었지만 김수영 김종삼이야 전쟁통이라
독재정권 시절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약력:2005년 《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 『아무나 사랑하지 않겠다』, 『주먹이 운다』, 『그런데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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