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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신작시/박봉희/어떤 입장 1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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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981회 작성일 16-12-31 21:51

본문

신작시

박봉희





어떤 입장 1




그런 사랑이 있네

그 붉은 입 속으로 가라앉는 발바닥이 보이는

적막의 뒷모습

하룻밤에 서녘과 동녘이 얼크러진

그런 사랑

녹슨 서랍 속

주인 없는 반지처럼 텅 비어 있네

아직 속을 게 남은 얼굴

천 길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떠오르네

비 맞은 바람이 돌이 되고

돌이 빠진 심연은

깊이 모를 흙탕이 되네

눈먼 영원,

제 발에 줄을 매네

길바닥 나뒹구는 깡통 걷어차며

그 검붉은 미로 속으로 빨려드는

그런 일몰을 보네






어떤 입장·2



꽃은 신을 내려다보고
신은 꽃을 올려다보고



꽃과 신 사이
해가 지고 뜨는 자리



사이가 꽃, 피우는가
 


붉은 기적은
누대에 걸쳐 뿌리 내린 사이의 그림자


 
무수한 어둠을 건너온 어둠
그것이 불러낸
오월의 술렁임이 간이역 화단에 붐빈다



신은 꽃을 바라보고
꽃은 신을 들여다보고



꽃과 신 사이
재로 된 자리, 환승역



꽃 피고 지고
기적의 여운만 남은



구름과 선로 사이
 
설핏 스쳐가는 하얀 실루엣,
어디서 본 듯한







**약력:2013년 《시에》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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