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63호/신작시/문영하/발아發芽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21회 작성일 17-01-01 15:43

본문

신작시

문영하






발아發芽



톡.
묵언黙言 한 점



입술이 보인다



한살이 내력 안으로 말아
오롯이 담아낸 잘 여문
칩 하나



어미 앉았다 간 자리 그 모습 그대로


 
노란 치마 나부시 접는 순한 나비처럼
해마다 여기 와
어우렁더우렁 한 세상 살다 간
분꽃이라고



제 손으로 쓴 비문


 
生의 비밀이 기도처럼 은밀히
열리고 있다







소쇄원瀟灑園*



상쾌한 바람의 집을 짓고 산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얼기설기 삭정이로 엮은 둥지
하늘 길목에 사는 나는
세상을 발 아래 두고 시를 쓰는 묵객이다
나지막한 언덕
수노루 얼굴 부비며 낮잠을 즐기는 나의 정원
검푸른 꼬랑지로 바람을 휘젓다가
사랑이 그리우면 발가락 오므리고 날개를 접는다
누추한 출입구 거적하나 달지 못한 채
신방을 차린 나는
기교 없이 솔직하게 사랑을 표현한다
깍깍 깍깍 그냥 좋다고
지나가는 구름이 기웃거려도 아랑곳 하지 않는
나는
生을 날 것으로 즐기는 유쾌한 자유주의자
기뻐도 깍깍 슬퍼도 깍깍
허공에 몸을 맡기고
무한한 삶의 의미를 두 음절에 실어낸다



* 양산보가 지은 전남 담양에 있는 조선시대의 정원. ‘소쇄’는 맑고 시원하다는 뜻의 양산보의 호.








**약력:201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