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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호/신작시/이인순/시인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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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58회 작성일 16-12-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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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인순






시인



오늘도 헛되이 달을 건져 올리려 하는가
노스탤지어여



밤새 들린다
거울 깨지는 소리



깊이를 탐하는 천형을 위로 삼아
찰박이며 두레박 길어 올리는
고된 노동의 흔적, 시여



달은 저 하늘에 있고
달의 거울은 심연에 있다



오늘 밤 다시
거울 깨지는 소리 들린다







추일서정, 2015



늙은이들은 가을을 추억하는 법을 안다
2015년 우리의 가을은
낙엽 따라 가버린 차중락의 사랑과 아랑드롱의 죽은 잎들을
유령처럼 끌고온다



가을은 카메라 렌즈와 상점 스피커에서 제일 먼저 발견되고
썩어가는 잎들과 함께 쓰레기더미에서
음울하게 피어난다



지나간 열정은
마그리트의 눈동자에 비친 구름을 닮아
나날이 난해해진다



늙은이들은 몇 세기를 거쳐 한결같이
젊은이들의 가을을 추억해 왔다



죽은 잎더미 위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죽음과 키스는 해를 두고 여전히 낭만풍이다



2015년 우리의 가을은
언제나 그렇듯
낡은 것들에 대한 무성한 소문을 끌고 사라져가는
그 해 봄에 관한 하나의 견해이다






**약력:1990년 《문학과 비평》 으로 등단. 시집 『벌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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