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62호/신작시/김석교/허공의 집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936회 작성일 16-12-31 15:49

본문

신작시

김석교





허공의 집




이육십 년 전 꿩못가에
누님과 살았던 칠팔십 늙신네
홀로 기억의 집을 짓고 있었다



농로 매일 오가며
말수작도 괭이손이라고
싱거운 말을 붙여도 빙긋 웃기나 하던



그 노인 어디로 갔을까
새봄이 오기까지 일 년 넘게
눈품 팔아도 보이지 않는다



땅 위엔 짓다만
세 평 조립식 쇠뼈대가 빨갛게 피고
창문 없는 창틀이 바람에 몸을 맡길 뿐



꿩못가 허공의 집 오늘은
나뭇가지가 철근 엮고
바람이 레미콘 붓고
새소리가 감독한다 





낙엽 편지



모든 낙엽수는 우체국
모든 낙엽은 손편지



용서하고 용서받고 싶은 날
바람은 낙편을 배달하고
햇살은 그늘에서 읽는다



나 아직 편지 쓸 자격 있을까
라고 말하지 않으리



너와 나는 일생에
긴 편지 주고받았나니
나의 낙편은 너의 흙으로 돌아간다






**약력:199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시집 『넋 달래려다 그대는 넋 놓고』, 『봄날 아침부터 가을 오후까지』, 『카르마의 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