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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호/신작시/김복태/바비오네 식당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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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82회 작성일 16-12-3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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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복태





바비오네 식당



엄마! 밥 하고 집에 들어가도 엄마가 없는 집
문틈으로 스며드는 밥 냄새 도마 소리……
밥이 엄마였을 때 집이 엄마였을 때
바비오네 식당에서 밥을 먹어본 적 있다
자꾸만 입에서 맴도는 바비오 바비오
바비오네 식당
엄마들의 손맛이 몽땅 모여 있는 바비오네 집
엄마 밥, 엄니 밥 배부르게 먹고 어둑해진 저녁
쌀눈 닮은 싸락눈, 푸슬푸슬 날려
오므린 낙엽 속에 쌓이는데



없는 이모 없는 엄마 뵈러 간다 태백열차 타고
밥이오 밥이오 기적 울리며



엄마가 되어 보면, 저절로 나오는 말
엄마가 가장 자신 있는 말
엄마가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
엄마가 사랑한다는 말을 돌려서 하는 말
밥은 먹고 다니는겨?



언제부턴가 그 말 나도 듣고 싶은 말
이제 다시는 들을 수 없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 말






하얀 전쟁



현재의 문은 하나씩 둘씩 굳게 잠기고
과거의 녹슨 문이 조금씩 열린다
허공에는 공포의 총성
머릿속은 날마다 연막이 자욱하다
얘야 대변을 본지가 열흘은 되었어
창 밖에 누가 와 있어
너는 누구니?
어머니는 대낮에도 캄캄하다
아군도 적군도 없이
고양이털만 하얀 고양이털만
소리 없이 가라앉았다
꿈속을 헤메는 두 눈
어머니는 캄캄하게 하얗다
끊긴 잠을 탁탁 털면서
하늘 어디 갔니?
어디로 다니러 갔나 봐요
개가 짓는다 짓다가 하늘을 본다
개가 밖에서 문을 긁어댄다
고양이는 똥을 보인 적이 없다
변비가 나았다
아니 모른다
안경도 벗어 던지고
아무 걱정이 없어졌다
감은 눈이 평화롭다






**약력:공주 출생 1997년 《문학공간》으로 등단. 시집 『초승달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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