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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신작시/정운자/부드러운 물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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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238회 작성일 16-12-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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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정운자





부드러운 물이



눌러 놓았던 납작한 면을 찢고 당신을 꺼낸다
물의 주름이 펴지면서 차르륵
흔들리는 신체
영혼 가득 당신이 부어진다
투명하게 보이는 저 차가움 속에
잠들지 못하는 무엇이 있어 그리워지나
가위눌림으로 새벽이
울렁거린다
여기저기 내부에 고여 있던
시큼한 물
수평으로 가려는 침묵의 날선 칼이
반짝, 한다
그리움 따위 구부러져
저 깊은 곳에 처박힌다
색이 없는 물컹한 어둠 안에
꺼내지지 않는 당신이 살고 있다




흔적



지도를 하나씩 벗어 던지는 사람
눈을 감고 훌훌, 육탈을 시작한다
강동 성심병원 중환자실
유난스런 다정도 시들어
툭툭 털어낸다
일흔이 넘으면서
기다려온 애인 같은 죽음
이별은 그런 것
속수무책 그런 것
손맛이 별나 무엇이건 맛있게 만들던 작은 엄마는
하루 두 번, 삼십 분씩 안 들리고 안 보이는
작별을 얇게 잘라 보낸다
서 있던 자리를 햇볕이 출렁, 훑고 지난다
숨 놓으면 의과대학에 시신 기증을 한다는





**약력:2013 《다층》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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