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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신작시/강백호/저마다 하나씩의 아픔을 안고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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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강백호
저마다 하나씩의 아픔을 안고
저마다 하나씩의 아픔을 안고
올망졸망한 거리는 문을 연다
보도 틈에 핀 개망초 죽은 가지 끝에서
해는 힘없이 그림자를 먹고 있다
꼬박 밤을 새운 편의점은 눈곱 낀
아침을 쓸어낸다
길가엔 새벽을 끌고 온 리어카
파지 한 짐 실어 놓고 환생을 꿈꾼다
주검을 수습하는 손놀림으로 어둠을 걷어 낸
헝클어진 백발 고름처럼 앉아 있다
위로인지 눈물인지
막걸리 한 병 곁에 두고
빵조각 베어 문 입가에 우물이 깊다
동공 속으로 유기견 한 마리 들어간다
멀리서 다가오는
지친 보퉁이들
꾸깃꾸깃 끼여 앉은 완행열차
밤을 가로지르는
졸음에 겨운 기적소리 아스라하듯
아침이 지나간 자리 밟으며
멀리서 다가오는 소리, 세~탁~
타박타박
오늘도 아파트 복도를
어김없이
티격태격했던 밤을 지우며
표백된 목소리 낮고 길게 끌고 온다
집집마다 다른 삶의 흔적들
질긴 팔뚝에 겹겹이 걸고
쿨렁쿨렁 하루를 걸어간다
**약력:2015년 《시현실》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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