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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신작시/이상남/아직도 살아있단 말이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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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116회 작성일 16-12-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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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상남





아직도 살아있단 말이오




출근길 전철우리로 몰려
꽥 꽥 -
살처분되는 자존심 따위 절대 안 들리지
두 귀 꽉 막은 이어폰 밖으로 쏘아대는
최후의 진술



숨 막혀 발버둥치는 눈 시퍼런 피의자들
자루 속으로 구겨 넣은 자
허연 마스크 눈 밑까지 가리고
비닐하우스 너머 곡소리 들으며
집단 순장에 가담한 자



모자이크 처리된
얼굴없는 범인, 그들을 소환하라



깃발 펄럭이는 대로 기수를 돌렸을 뿐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철새의 오늘에 대고 죄를 묻지 말라



차라리
의식불명을 원하오
구더기 득실대기 전
불안에 치뜬 노여움 먼저 감겨주란 말이오
꾸역꾸역 역류하는 시커먼 내 유언을 들어주오



우리는 아직도 살아있단 말이오





초대



발소리가 흔들리고 있어 만신창이가 되었어도 올 줄 알았다는 뜻이야 프로포즈가 늘 성공하는 건 아니지 매정하게 돌아선 등허리 너머로 뚝, 뚝 떨어지던 달의 눈물 내 뜨거운 입술 식상한 대화의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얼음을 생각한 건 잘한 일이야 애써 태연한 척 천천히 더듬어오던 호흡 왈칵 품었을 때의 카타르시스 아직도 남은 그 짜릿한 첫 경험 달의 떨림처럼 미세한 손끝 흔들림 쿵쾅거림 숨죽이고 기다릴 수밖에 없어 처음은 조심스럽게 끝내 앞뒤 가리지 못하는 무모함 내가 너를 초대하는 이유



서서히 날개가 자랄 거야 이슬 먹은 거미줄 사이 별빛 굳은살 박혀버린 백수, 불합격, 루저 숱한 가시방석 산산이 부서지고 별똥별 쏟아지지 그 뜨거운 열기 머리칼까지 전해지면 서울역 철로 위로 축 합격 플래카드 매달아야지 ‘축’ 그 펄럭이는 자락 휘감고 부산역까지 달릴 거야 밤이 새도록 하늘로 첨벙 뛰어들어 씻어내야지 지하방 암흑의 곰팡이들 시작은 조심스럽게 끝은 화끈하게 후회는 다음날의 몫 어떤 것도 내 속도를 잡을 수 없어 나는 지금 달리고 있어 너의 뜨거운 입술이 내 몸에 닿아



왁자지껄하거나 나른한 빈 공원이거나 겨울 서늘한 지하철역이거나 오직 한 사람을 위한 한 사람의 특별한 시간 한 사람의 열린 가슴만을 향해 있는 초대





**약력:2015년 《시와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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