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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신작시/이생용/동백 아가씨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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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89회 작성일 16-12-3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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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생용




동백 아가씨



동백이 핀다
동백꽃이 진다, 어머니의 꽃 지고 있다
어머니가 부르던 노래 동백 아가씨
손 꼭 잡아 흔들며 ‘헤일 수 없는 수 많은 밤을~’
돌산 공원 산책길에서 부르시던 노래 이제 들을 수 없다
여자만이 내려다보이는 요양병원에서
아들을 오빠라 부르는 어디 갔다 이제 왔냐며 오빠 따라 갈 거라고 떼쓰는
동백 아가씨 울 엄마 
어머니 그리도 좋아하는 동백꽃 피는데 
노래 좋아하던 어머니 마음 어디쯤 가버렸을까
거문도, 금호열도, 돌산도 지나 오동도 붉어질 때면
젊은 어머니, 꽃 되었을 터인데 
동백 아가씨 되었을 테인데
꽃 붉어진 가슴 스스로 가둔 사람, 나는 
뿌리를 뻗어 그 깊은 밤휘어진 젊음의 단물을 빨아 먹고 자랐다
엄마 노래 한 번 해볼까 그 노래
부족하고 부족한 놈이라 이제야 꽃 지는 세월 눈치 챘는데
여자만 봄 바다엔 동백꽃 뭉텅뭉텅 떨어지고
오빠 어디 가, 오빠 가지 마 
망각에 묶인 노래는 서둘러 늙은 여자를 칭칭 감아 울린다



개도蓋島의 봄



비좁은 유리벽 안
손을 내밀지 않아도 입술 포개지 않아도
매끄러운 몸들 부딪치는 아주 좁은 방
흰 콧수염 사내는 성기性器를 하늘로 쳐들고 거친 호흡 하고 있다
손님 몇 명 들이 닥치자
주인 여자 물이 좋다며 흥정한다



저~기 콧수염 사내 말고
매끈거리고 물 좋은 것으로요



누구든 그 여자 손에 끌려 나가면 돌아오지 못했다
옷 다 벗겨진 채 무지개 빛 감도는 하얀 속살의 달콤한 키스
욕구 채우고 문을 나서자 다정하게 내미는 명함 한 장
개도蓋島* 갯마을 횟집, 자연산自然産 전문 



쑥향 같기도 하고
삐비풀  봄 비린내 풍기던 그 맛



나는 스와핑을 꿈꾼다.




 *개도蓋島 : 여수 화정면에 있는 아름다운 섬, 개도 막걸리가 유명하다.






**약력:2013년 《리토피아》로 등단. 갈무리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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