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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신작시/신지혜/나의 기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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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신지혜
나의 기도
나는 날마다 새벽기도 한다
저 광할한 우주공간
별들은 나의 관할, 나의 책임
별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게 하소서
서로가 꼭 그만큼의 거리에서
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멀지도 않게
꼭 그만큼만 팽팽한 거리를 유지하게 하소서
꼭 그만큼만 서로 존중하게 하소서
서로 비추어보고 서로 격려하게 하소서
복종을 강요하거나 노예가 되지 않게 하소서
오만하지 않게 하시고 칭찬에 인색하지 않게 하소서
업신여기거나 따돌리지 않게 하시고
깊이 생각하는 별들 되게 하소서
진실로 함께
영적 깨달음으로 큰 별들 되게 하소서
별들의 후손인
나는 오늘도
신성한 의식처럼 간절히 기도한다
찰나찰나 즐거우면 함께 득도한 것 아닌가
처음에
꽃이 바람에게 말했고 바람이 새에게 말했고
새는 허공의 별들에게 말했고 별들은 끄떡이며 은하계에 말했고
이를 쾌히 알아들은 온 우주안 별 식구들이 다 알고 이해했다
다시 꽃에게 돌아온 전언이 바람개비처럼 돌아
수천억 년 전부터 이곳을 다녀간
저쪽세상 억조창생 선조님들께 알렸고
모든 죽은 입과 눈과 귀가, 산 입과 눈과 귀와 하나 되었으며,
하여, 뻥 뚫려있고 툭 터져있어
작은 나무 구멍 하나 속에서 벌레 한 마리가 내다보는 것이
전부 다 같이 보는 것이 되었던 것이다
터럭마저 백일하에 오픈된 것이
오래된 일도 새로운 일도 아니어서
꽃이고 바람이고 새고 별이고
그저 그런대로 개의치 않고 무심하게 흘러 흘러가는 것이었다
어떤 것도 상관없이 이미 가진 것은 함께 다 가졌고
버릴 것은 함께 다 버렸으므로
우리가 무엇이 더 욕심나겠는가
다만 찰나찰나 즐거우면 함께 득도한 것 아닌가
**약력:서울 출생. 미주 2000년 〈중앙일보〉신춘문예. 200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세계계관시인협회(UPLI)United Poets Laureate International Member. ‘The Famous Poet Society USA New Millenium Poet’ 선정 재외동포문학 시 대상. 미주시인문학상 외 다수 수상. 시집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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