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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신작시/김규진/휴대폰만 자꾸 들여다 보는 날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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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927회 작성일 16-12-3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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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규진





휴대폰만 자꾸 들여다 보는 날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이제는 불편할 때가 있다 열에 아홉 내가 먼저 연락해 만나는데 상대의 눈치를 볼 때가 있다 내가 데려간 곳의 음식은 맛있는지 내 이야기를 재미있어 하는지 혹시 급한 일이 있는데 억지로 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갖가지 생각으로 복잡할 때가 많다



만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까의 대접이 부족하진 않았는지 상대의 얘기를 귓등으로 흘리고 제대로 알아듣진 못했는지 상대의 간절한 욕구를 짐짓 모른 체하지는 않았는지 그러다 내가 누구와 친분을 쌓고 친구를 사귀기나 할 수 있을까하는 결론을 내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 말들을 되뇌며 나는 상대를 꽤나 잘 배려해왔다고 친구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자신만만했다  



“네게 관심 갖고 너를 배려한 건 배려 받고 관심 받고 싶은 내 욕심에서 비롯된 거야 앞으로 네게 먼저 연락하지 않을 거야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먼저 연락하기 싫어 이젠 먼저 연락을 줘 나에게” 보내지도 못할 문자를 적으며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날이 있다





출근부



출근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오늘은
가을이 마저 사라졌다



집에선
내가
사랑했던 아내가 사라졌다



   * 나는 내게 없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미래의 목표를 향한 실천력을 지닌, 자존감과 당당함으로 충만한, 우유부단하지 않은, 아쉬운 소리나 죽는 소리나 미안해 따위는 입에 올려본 적도 없는, 그러다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떠나온 고향과 엄마 생각에 가을 낙엽 같이 눈물을 떨구던 옛 누이 같은 여자를 사랑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내의 자신감과 자존감과 당당함이 내게 큰소리로 시전되고 있다. 내 말에 공감하는, 나를 이해하는, 나를 보며 웃는, 무엇보다 미소가 아름다운 아내를 다시 찾고 싶다.





**약력:2010년 《서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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