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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신작시/강문출/카톡 감정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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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강문출
카톡 감정
사랑은 원나잇스탠드
‘나가기’를 누르는 중지에서
감정은 초기화
추억,
이런 건 시대착오적 유물이야
누구는 하룻밤 에로에 취해 잠들고
누구는 코웃음을 치며 세헤라자데를 듣지
쿨하게
스마트하게
Yes or No,
이런 이분법적 사고로 함부로 속단해선 안 돼
그들은 지금 치맥을 시켜놓고 치킨게임을 즐기고 있어
삶과 죽음을 놓고 벌이는
빵틀 상상은 버려
방금 직사각형에 대한 은유가
관棺이라는 아날로그에게
‘카톡카톡’이 왔어 암호처럼
ㅋㅋㅋ
봄밤의 인문학
고로쇠나무 몸에다 호스를 주렁주렁 매달아놓고, 창살에 갇힌 곰의 쓸개에다 가느다란 호스를 꽂아놓고, 남의 명줄에다 빨대를 들이 밀어 보약 마시듯 한 잔
제 뼈 위에다 썰린 살을 얹어놓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우럭을 외면하고, 토막 난 빨판을 뻗어 죽음의 춤을 추는 산낙지를 외면하고, 영혼도 떠나지 않은 남의 목숨을 놓고 젓가락행진곡을 연주하듯 한 잔
긴한 약속에나 가는 것처럼 배밀이 걸인의 엘레지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으나, 엇비슷한 아픔들이 죄다 국가 잘못이라 치부하고 빨리 걷기는 하였으나, 나 모르는 무엇이 발목을 잡아 2차는 시작부터 후래삼배
깡으로 한 잔, 허풍 치며 한 잔 버티는 사이 벚꽃 흐드러지고
그래도 물주 있어 한 차를 더 갔으면 싶은 봄밤
벚꽃 떼 지어 찬란할 때
찬란 위에다 나는 목숨들을 몽땅 쏟아놓았다
**약력:2011년 《시사사》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타래가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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