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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특집II/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양진기/신의손 성형외과·1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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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104회 작성일 16-12-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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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II

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

양진기





신의손 성형외과



운명을 바꿔드립니다


   성수聖手4번 출구를 나와 왼쪽을 바라보면 신의손 성형외과가

있지 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커다란 황동 손바닥이 손님을 맞

이하고 있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을 걸고 있어 손바닥에는 운명

의 길이 다 적혀 있어 아무리 달아나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야 벗

어나려면 손바닥에 있는 길을 바꿔야 해 좁고 부실한 길은 넓고 탄

탄한 대로로, 끊어진 길은 다시 이어주고 자잘한 골목은 메워버리든

가 수상학 手相에 정통한 상담실장이 손님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손

바닥에 금을 긋고 있다


  세로선이 중요해 삼지창 손금은 갑부들만 가지는 손금이야 운명

, 재물선, 사업선 다 흐릿하잖아 백 억 재산의 할머니 손금을 보라

구 세로선들이 얼마나 선명한지 세로 손금 세 개에 백오십이야 아주

싼 거지 다른 손금도 손대고 싶어? 좋아, 특별 서비스로 생명선은 무

료로 해줄게 재물도 좋지만 오래 살아야하지 않겠어 우리 원장님은

미세 절제술의 대가이시지 울트라 펄스 레이저 시술로 운명을 바꾸

시는 분, 신의 손이시지


  압구정동에 성형외과를 개업했다 쫄딱 망한 원장은 수상가 手相家

상담실장이 차린 신의손 성형외과에서 월급을 받으며 고객의 손바

닥을 찢고 있다




 

냉장고와 어머니


 

냉장고가 운다

어둠 속에서 낮게 흐느끼다가

인기척을 느끼면 울음을 뚝 그친다

한밤중에만 캄캄하게 우는 냉장고

 

어머니가 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자식들 앞에선 언제나 강했던 어머니

어두운 골방에서 저리도 낮게 흐느끼셨다

 

슬픔을 동결시킨다

터지는 호곡을 가슴속에 우겨 넣는다

얼어붙은 울음들이 냉동실에 빽빽하다

 

밤마다 슬픔을 조금씩 해동시킨다

동결된 울음들이 녹아내린다

막힌 가슴에 숨길 하나 열린다

날이 밝으면 냉장고는 고요하고

아침을 준비하는 어머니

도마를 두드리는 칼 소리 경쾌하다





**약력:2015리토피아로 등단.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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