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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신작시/김연성/아파트 감정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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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연성
아파트 감정
3단지가 2단지를 무시하고
2단지는 1단지를 우롱하네
101동은 단지내
909동 임대아파트를 조롱하네
맨 꼭대기에 붙어있는
3단지는 무궁화 다섯 오성호텔
2단지는 무궁화 넷 특급호텔
1단지는 무궁화 셋 1급 호텔
임대아파트는 허름한 여인숙이라면
인간도 아니고
컹컹컹 짖어대는
개새끼도 아니면서
세상에나, 집이 집을 무시하네
낄낄낄, 깔깔깔
조롱과 우롱은 한 통속이네
닭장 같은 구속을 들락거리는
인간들은 누구의 소유입니까?
하지만 누가
그들을 다스리나요?*
* 에리히 프리히드의 ‘수도에서’ 차용.
갇힌 눈
눈이 푹푹 빠지는 날이다
적막한 골짜기 어디쯤에서
서러운 배고픔이 몰려오면
흰꼬리사슴은
연필향나무 잎을 뜯어 먹는다
눈은 쌓여 있고
옴짝달싹할 수 없는
아메리카의 겨울은 언제 끝날 것인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연필향나무를 찾는 허기진 눈망울도
모진 눈보라에 갇힌다
오늘도 옆구리에 고이는
외로움이 무서워
조심성 많은 표정으로 흰꼬리사슴은
**약력:2005년 《시작》으로 등단. 시집 『발령 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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