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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신작시/신미나/지하철역에서 십오 분 거리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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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신미나
지하철역에서 십오 분 거리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
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 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골목을 지나가는 것을 보기도 하는
집 보러 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난 데를 혀로 쓸어 보면
서 돌아보는 사직동
천사
수술실에 알몸으로 누워
마취를 기다릴 때
간호사가 덮어주는
하얀 시트가
뜻밖에 따뜻해서
그만 눈을 감아버렸다
**약력:2007년 〈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싱고,라고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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