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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신작시/허문정/몽땅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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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허문정
몽땅
나는 마음을 몽땅 들고 다닌다
사람들은
반은 집에 두고
들고 나온 반마저도
살짝만 열어 보인다는데
몽땅 들고 나와
활짝 열어 보여야 개운한 나는
가끔은
쏟아낸 말을 주어 담느라
어처구니가 없다
열두 대문 걸어 잠근
양배추 속보다
속이 훤히 보이는
젤리 피시가 좋으니
어쩌겠는가
미워도 내 새끼 같은
성격인 것을
불면
어둠의 허공을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잠
잠의 날개를 잡으려
손을 뻗치면
생생한 잠은 담을 넘고
자근자근
가슴을 밟고 지나는 바람
비명 같은 오토바이 폭주족
한밤을 긋는 소리에
머릿속은 낮보다 하얗고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스탠드만 환하게 웃는
어둠 속에서
생각의 속껍질까지 벗겨내느라
시체처럼 누운
마른 시간
**약력:2011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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