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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특집II/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남태식/국기를 걷는 아침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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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II
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
남태식
국기를 걷는 아침
2015년 7월 11일 한겨레신문 토요판
생명, 태산이 복순이 바다 돌아간 날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않고
돌고래는 떠났다.“
시대상황이 반영된 감동이겠지만
이 문장은 멋지다.
과속과 역주행에 슬그머니 발을 거는
아름다운 정주행이다.
국기를 걷는 아침
잃은 배
바람 잠잠해지자
다문 입이라기도 하고
마른 눈이라기도 하는
주술의 반이 욕인
선무당이 왔다.
선무당은 교활했다.
굳게 다문 입으로 신음을 터트리며
겨우 마른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자
잔잔하던 우물은 끓어 넘쳐
다시 거친 풍랑이 일었다.
번번이 그랬다.
선무당의 입에서 신음이 터지고
겨우 마른 눈물이 떨어지면
안간힘으로 곧추 서 버티던 방주는
풍랑을 못 이겨
우물 아래로 가라앉거나
배를 뒤집었다.
결국 주술은 다 욕이어서
그런 그 날
많은 여자와 사내들이 방주를 잃었고
그런 그 날 이후
방주를 잃은 여자와 사내들은 오래
광장과 거리를 떠돌았다.
**약력 :2003년『리토피아』 등단, 시집 『속살 드러낸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내 슬픈 전설의 그 뱀』 『망상가들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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