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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특집II/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김효선/습지의 기억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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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955회 작성일 16-09-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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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II

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

김효선

 

 

 

 

습지의 기억

   

 

 

몰려든다

오랫동안 말을 참았다

고인다

눈부신 날들을 집어넣었다

모르고 내딛은 하나의 심장

평생 절박(切迫)을 끼고 산다

 

죽음은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물 밖의 심장들

풀잎은 언제나 아슬한 영혼을 품고

한 번 들어가면 평생 빠져나올 수 없는

고통의 내부는 환희로 가득하다

두통으로 헹궈낸 마침표 없는 문장들

깊어질수록 녹아내린 눈으로

나는 왜 가을을 살려 합니까

 

약속이라는 긴 거짓말 끝에

갈대의 시간은 갈대로 피어나고

흰 머리칼 쓸어 넘기는, 검은 물빛

습지의 계절이다

 

 

 

 

 

오해

 

 

이름을 모르고

얼마나 달콤한지 모르고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믿었던 적이 있다

나무라고 하기엔 너무 여렸고

열매라고 하기엔 속을 알 수 없었다

스스로 뭉쳐지는 시간

고집이란 그렇게 다른 이름이다

너를 모르고 안으로만 숨었다

보랏빛으로 고여

시간은 눈물도 이기고

가을볕은 헤어지는 쪽으로 쏟아진다

뭉쳐진 고집들이 내 안에서

뭉개지는 동안

 

무화과는 스스로 익어간다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약력:2004년 계간 <리토피아> 등단, 시집『서른다섯 개의 삐걱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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