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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신작시/안효희/독백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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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864회 작성일 16-12-28 18:09

본문

신작시

안효희





독백



깊은 산자락 절집 뒷마당

기와 한 조각이 지상으로 내려앉았다

추락과 동시에 분리되고

분리와 동시에 다시 결합된 시간들

개똥쑥처럼 삶의 방식을 바꾸었다

구름이 방향과 속도를 가늠하고

수은등 빛에 불새처럼 죽어가는 목숨들의 용기로

자리를 옮긴 독백은 성큼성큼

저 건너편 세상 아틀라스 산맥을 향하듯 걸어갔다

죽은 나무가 말라가는 고독과

골짜기가 젖는 우울과

구름에 가려진 밤과 낮이 함께 따라갔다

살아있다면 뭔가 해야 하듯

길이 있다면 길을 떠나야 한다는

길고 짧아서, 어둡고 환해서

커고 작아서, 잘 들리는, 잘 들리지 않는

그래서 선명하게 보이는 독백

두 귀와 두 눈

바람에 날리는 수백 개의 머리카락으로

나는 들었다

깊은 산자락 절집 뒷마당

쓸쓸함과 외로움을 혼자 견디게 하는

언제나 독백

다시 긴 밤 내내 엄마처럼 옆구리가 아프겠다

깊은 산자락 절집 뒷마당






바바리맨

 

 

바바리 한 번 펄럭이면

여자들이 비명을 지른다

 

누구의 통증인가 누구의 쾌감인가

 

바위 속에서 천 년을 살아

숨 막히는 물고기 화석의 바람처럼

열려라 참깨!

외치지 않아도 스르르 열리는

바바리 속의 복화술

어머니도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평생 감추고 싶었던 비밀

 

꽃잎위에비내리는저녁

고양이걸음으로길을밟는다

홍등아래금새찍히는지문

가슴한쪽에서부터자신을파헤치는시간

살대부서지고뒤집힌우산같은

스스로에게서버림받은몸

넘쳐나는빗물속에서

헛헛,헛웃음이젖는다

 

나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완벽한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수시로 출몰하는 또 다른 나를 용서하지 마

단단하고 단단해서 너무 강한

철갑옷 바바리 속의 나를

용서하지 마

짓밟히고 짓이겨져야 웃을 수 있는 나를



 

 

**약력:1999시와사상으로 등단. 시집 꽃잎 같은 새벽 네

, 서른여섯 가지 생각. 시와사상부주간. 웹진 젊은시인

주간. 부산작가회의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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