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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신작시/신현림/머물지 못하는 사람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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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569회 작성일 16-08-24 09:43

본문

신작시

신현림





머물지 못하는 사람들

 


당신 마음에 머물지 못하고

누군가 떠나가네

 

당신도 누군가 마음에 머물지 못하고

먼 꽃나무처럼 피어가네

 

영동고속도로 갓길에

나무토막처럼 누운 새끼 고라니도

고이 묻지 못하고 가네

 

서로가 차창너머 바라보듯

사랑의 무덤도 되지 못한 채 스쳐가네

 

이 시대가 잃어버린 영혼의 보석

죄의식도 없이 달리기만 하네




 

어쩌다 혜화동 너구리


 

시계소리만 바늘처럼 가늘고

낙산에서 본 너구리가 생각난다

나를 봐도 도망가지 않던 너구리

홀로 먹이 찾던 어두컴컴한 너구리

굽어드는 산그림자처럼 쓸쓸해뵈서일까

창덕궁 너구리가족들보다 외로워보여서일까

너구리인들 너구리로 살고 싶었을까

어쩌다 보니 배고픈 너구리가 되어있었지

어쩌다 보니 누군가는 청소부로 일하고

어찌다 보니 나는 영혼의 토굴을 파는 예술가로 살고

어쩌다 보니를 세어보면 슬퍼진다

 

계급은 나뉘어 시멘트처럼 굳어져가고

배고픈 자들은 점점 작아진다

세상도 작아져 돋보기 안경으로도 잘 안보인다

뭐가 참이고 거짓인지 밀반죽처럼 뒤섞여지고

 

어쩌다 보니 지구는 더 빨리 돌고

어쩌다 보니 나는 발가락이 부러져

기부스감옥에 갇혀 웅크려 있다

혜화동 낙산 너구리처럼

속죄하는 죄인처럼

  

 


  

**약력:시집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 영상에세이나의 아름다운 창, 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 미술,힐링에세이로 만나라, 사랑할 시간이없다, 서른, 나에게로 돌아간다, 다시 사랑하고 싶은 날, 천개의 바람이 되어등을 썼다. 동시집으로 초등 교과서에 실린 초코파이 자전거옛 그림과 뛰노는 동시 놀이터,세계명화와 뛰노는 동시 놀이터,세계시 모음집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2유아그림책 이뻐 너무 이뻐등이 있다.

 

사진작가로서 세 번째 사진전 <사과밭 사진관>으로 2012년 울산국제환경사진페스티벌 한국 대표 작가 4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고, 네 번째 사진전 <사과여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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