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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신작시/이태규/미련의 열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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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이태규
미련의 열매
빨간 세레나데
백번을 피우면 무엇하고
천 번을 피우면 무엇하나
변덕스러운 날씨도
흉내 내지 못할
극락과 지옥을
넘나드는 감정의 춤사위
알 수 없는
굴곡을 따라 흐르는 곡선의 언어들
아~아!
붉게 만개해 보지도 못한
장미꽃 한 송이
꽃술을 떨구자 하는구나
초침과 초침 사이까지
피어날 꽃자리마다
주루룩 주루룩 미련의 열매만 영글겠네
죽은 것의 의미
쓸모없다고
싹둑 잘라버린 것이 실수였다
가시만 앙상하고
볼품없이 말라붙은 장미 줄기
파란 새싹에 사이에
누런 색깔로 얼기설기 어울리지 않는 줄기
화려하게 사랑꽃을 피우고
푸른 잎을 공중에 휘날리던
자태는 찾아볼 수 없다
밤새 비바람이 몰아치자
장미꽃 어린 줄기는
세상에 손 한번 뻗어보지도 못하고
부러지고 꺾어졌다
죽은 마른줄기가 있었다면
이렇게 비참하게 부러지지는 않았을 것을
그랬다 죽은 줄기는
산 것들을
지탱해 주는 힘이었다
제 역할이 끝나면
스스로 제 길로 떠나가는 것들
주말쯤 시간을 내서
산소에 성묘라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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