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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신작시/안상덕/다람쥐 육아법2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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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33회 작성일 16-08-26 10:09

본문

신작시

안상덕





다람쥐 육아법 2

 


, 돈 좀 주라

하루걸러 보채시던 망구(望九) 어머니

쉰 다된 막내아들도 갓난아기로 알면서 용케도 내 전화번호는 잊지 않았지

아니, 먹을 것 입을 것 다 사주는데 참

이제 나도 돈 없어요 이거 열흘은 써야 돼요 꼭요

오만 짜증에 오만 원 십만 원 쥐어주면

사흘이면 다 썼다고 간밤에 도둑놈이 싸그리 훔쳐갔다고

다람쥐처럼 볼주머니 불며 삐지고 억지 부렸지

삼 년 넘게 용돈 다 털렸지

 

요양병원에서도 돈, , 돈을 밝히는데

막내가 곡간 뒤주에서 백오십이만 원, 누이가 장롱 헌옷 주머니에서 구십칠만 원, 찬장 녹슬어 가는 밥통 속에서 아내가 오십구만 원

장판 밑, 베갯속,

죄 돌돌 말아 노랑 고무줄로 친친 동여맨 뭉치였다





불문율



괘씸하기 짝이 없다

하루 삼백 명씩 들라 축수한 사천짜리 삼백분식을

단돈 사백에 땡치면서

입에 발린 말 한마디 없다

당신네 네 식구는 주체 못할 이 많은 밥숟가락이며

그릇 식탁 씽크대 냉장고,

나 말고 누가 처리해주겠소 생색을 내나

인정머리 고약하다

대가리가 문드러져도 빠지지 않는

쾅쾅 때려 박은 간판의 못을 빼내면서

천만 년 해먹을 줄 알았나 분명 꿍얼거렸을 그가

꿀 먹은 벙어리다

칼국수집이 진짜 마지막이다 칼 갈았던 내게

땡땡땡 당신은 끝났습니다 소리 없이 종을 친다

너무 쪽팔려 하지는 마라 적선하듯

출입문에 '내부수리 중' 이라 써 붙인다

백수로 되돌아가는 내게 노잣돈인 양 사백을 쥐어주며

말아먹은 사정 묻지 않는다

뻔한 변명 들으나 마나 하다는 건가

입도 뻥끗 않는다

    


**약력:전북 정읍 출생.2009<전북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몸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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