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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신작시/김하경/샵인샵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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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826회 작성일 16-08-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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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하경





샵인샵


 

네일아트 코너 손톱의 이력을 지운다 어릴 적 잘근잘근 물어뜯다가 손톱 밑에 올라온 반달을 따라갔다 무거운 반달의 흔적을 다듬는다 손톱처럼 자란 사연을 갈아내어 매니큐어 바른 아침 초경을 앓은 소녀의 첫사랑 한 조각이 어슴푸레 남아 있다 시집간 애인 집을 넘겨보다가 슈베르트는 잃어버린 시간과 빛으로 악보를 그린다 밤의 저편 온몸에 향기를 뒤덮고 애타게 두발을 동동거린 사춘기 소녀 우두커니 서있다 햇빛을 물어다 만든 앵두나무 가지 앵무새 한 마리 날개를 편다 오늘을 덧칠한 손톱 위 내 안의 어둠을 함께 지워낸다 잠시나마 처음 만난 사랑을 환히 손질한다 어제를 감쪽같이 감추면 오늘이 살아난다 깃 고르기를 하는 앵무새 흥얼흥얼 부리를 닦는다 손거울에 비친 손가락이 환하다

 




3의 포식자



만삭의 맹꽁이 한 마리가 산란을 위해

저격수 앞으로 지나간다

 

날름 빛의 속도로 한입에 몰아넣는 혓바닥

와락 진행된 복통 아랫배를 쥔다

 

두 개의 운명 새겨진 듯 다급한 비늘이 새파랗게 일어선다

뒤틀린 뱃가죽 불룩불룩 그래프를 그렸다

 

11초가 숨차게 하향곡선 나타난 태동

죽음과 탄생을 바꿔놓은 산란의 시간이다

 

뱀이 죽어가는 뱃속에서 맹꽁이의 진통이 시작 된다

 

잠시도 그치지 않은 진통 세모난 눈동자만 껌벅거리고

들려오는 닭 울음소리가 경적을 울린다

 

똬리조차 틀 수 없는 뱀 밑줄 그으며

죽음과 탄생 동시에 한 몸에서 마지막 울음과 첫울음을 운다

 

풀섶에 찍힌 발자국 따라

물꼬 터진 개울에 흰 젖 먹은 듯 올챙이들이 꼬리를 흔들며 나온다

 

저격수 뱃속에서 서로 먹고 먹히는 새 생명

순간순간 탈출을 노린다 

 

 

 

**약력:익산 출생.2012년 열린시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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