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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특집II/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박정규/탐욕에게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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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28회 작성일 16-09-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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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II

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

박정규

 

 

 

 

탐욕에게   

 

 

 

이제야,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산길을 오르는 용무는 이렇습니다.

 

세상을 걷다 돌부리에 걸려

욕망의 진액이 흐를 때

등 시린 비탈 한 점 양지바른

산소에 홀로 계신 아버질 찾아갑니다.

 

상돌 앞에 앉아

아배 유훈을 복습하면서

무거운 어깨는 날개가 없다는

이름 모를 새들의 강의를 듣습니다.

 

세상을 걸을 때 가볍게 가라는

산새들의 당부를 되새기면서

 

무저갱 절벽 아래로

지금 막,

머리 눌린 핏빛 발을 내던집니다.

내려오는 발걸음이

하하 웃습니다.

 

       

 

 

홰바리

  

어둠을 쓸어 모은 눈썹달이 실눈으로

그녀를 훔쳐보는 한밤의 갯벌 소풍은

밀물과 썰물이 역할을 바꿀 때가 제격이다

 

썰물의 변두리를 가만가만 품으면

숭숭 뚫린 파도냄새가

밤 마실 나온 그녀의 야행성 통증을 닮아있다

 

횃불이 갯벌의 속살을 훔칠 때마다

그녀의 밤 소풍은 아득한 생을 기억한다.

살가운 불빛들이 파도자락을 타고 뿜어내는

밀물의 더듬이가

널브러진 갯벌에 홍자색 미소를 띠면

소풍의 끝자락이 죄송하게 눈썹달을 지우는데

 

밤새 갯벌 몸살을 앓은 그녀의 산통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벽별을 안고 와

바구니에 품었던 어물들을 환하게 순산하고

 

 

 

**약력:2003년《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탈춤추는 사람들』, 『검은 땅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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