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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특집II/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김보숙/시계 혹은 사계四季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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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933회 작성일 16-09-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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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II

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

김보숙

 

 

 

 

시계 혹은 사계四季

 

 

은혜미용실 앞에서 밤을 굽는 할아버지가 이야기 하시네. 저 미용실 젊은이 11시간 째 서서 일하고 있네. 은혜미용실 안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이가 이야기 하네. 저 밤 굽는 할아버지 11시간째 앉아서 밤을 굽고 계시네. 젊은이와 할아버지는 서로의 시계이네. 서로의 움직임을 보고 시간을 알아내네. 은혜미용실 앞에 있는 벚나무가 이야기 하네. 저 미용실 안에 있는 봄 화분 11시간 째 앉아서 새싹을 움트고 있네. 은혜미용실 안에 있는 봄 화분이 이야기 하네. 저 벚나무 11시간 째 서서 꽃 봉우리에 힘을 주고 있네. 봄 화분과 벚나무는 서로의 사계四季이네. 서로의 움직임을 보고 계절을 알아내네.

 

 

 

 

목화문방구

 

 

광식이 엄마가 막내딸 광희를 불에 잃고 정신병원에 입원 하게 되었을 때 광식이 아빠는 지금 이 자리에 문방구를 열었다. 장롱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던 광식이 아빠는 광희의 방에 넣어줄 분홍 장롱을 완성했지만 끝내 손잡이를 달지 못하고 장롱을 부수었다고 했다. 광희의 분홍장롱에 달려야 할 손잡이는 문방구 손잡이가 되었고 문방구를 열고 들어갈 때마다 나는 광희의 분홍장롱 안에서 광희의 이불을 덮고 흐느끼는 광식이 아빠를 상상하곤 했었다. 광식이 아빠는 일주일에 두 번 문방구 문을 닫고 광식이 엄마를 보러 갔었다. 목요일은 광식이 엄마를 면회하였고 화요일은 광희 엄마를 면회하였다. 광식이 엄마는 목요일이 되면 광식이 아빠를 기다렸고 화요일이 되면 광희 아빠를 기다렸다. 광식이 엄마는 광식이가 전부였고 광희 엄마는 광희가 전부였기에 광식이 아빠는 문방구 손잡이에 목요일 화요일은 문을 닫습니다. 라고 적은 팻말을 걸어놓고 광식이 엄마와 광희 엄마를 보러 갔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목요일과 화요일에 문을 닫는 문방구를 목화문방구라고 불렀었다. 정신병원에서 퇴원을 한 광식이 엄마가 문방구 안에서 날마다 우리들의 연필을 깎아줄 때에도 계속하여 문방구를 목화문방구라고 불렀었다.

 

 

 

**약력:2011년《리토피아》로 등단.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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