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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특집II/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박하리/바다로 가는 섬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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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II
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
박하리
바다로 가는 섬
별이 물을 먹어 깜빡거린다
달을 감싸안은 달무리가 흐린 눈동자다
바람과 노을은 바다의 가슴을 출렁이게 한다
어부는 배를 감춘다
안개 걷힌 바다는 물비늘을 일으키고
섬의 바다는 넘실거리는 파도에 흔들린다
어부의 노는 바다를 가른다
섬 끝이 구름에 가린다.
오가다 걸린 숭어가 그물코를 뜯는다.
끌어올린다, 자식들도 따라 오른다
만선이다.
어부의 얼굴은 그을린 태양이다
어부는 바다로 가는 섬이다.
갯벌의 끝
갯벌 위로 짱뚱어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집으로 들어가는 게들의 움직임은
순간에 사라지는 물거품이다
갯벌의 두둑한 둔부는 게들의 집이고 조개들의 안식처이고
낙지들에게는 피난처이다
손바닥만 한 백합조개는 갯벌 속에서 속살을 뽀얗게 내보이고 있다
갯지렁이 속도 내어 지나간다
보드라운 갯벌의 살이 발가락 사이로 속살을 내어준다
하루에 두 번은 들고 나는 갯벌의 속살은
다주고도 모자라는 어미의 가슴이다
뻘 위로 널려진 고동에서 소리가 난다
단단한 껍질 속에 숨어있는 소라 짝짓기에 세월 가는 줄 모른다
갯벌의 끝은 섬이고 바다이다
**약력:2012년《리토피아》로 등단. 계간 리토피아 편집장.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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