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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특집II/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이외현/속말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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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II
60호 발행기념 리토피아의 시인들
이외현
속말
ㅡ詩話·6
낮잠 자던 간판들이 기지개를 켜며 깨어난다.
눈을 비비며 한글, 숫자, 영어를 써내려간다.
닭수리 5형제, 돼지 목 따는 날, Motel Call
원하는 대로, 취향대로 뭐든지 하라고, OK
옆에 찰싹 붙어 비위를 맞추라고, 당근이지.
2차를 기다리는 방으로 들어갔지. 턱짓이다.
얼굴을, 나이를, 노래로 풀어 봐요. 싸장님.
콧소리 아잉 ,엉덩이 살랑살랑, 밀랍이다.
갈 때 가더라도 난바다에서 고래나 잡자고.
마이크 쥐고 고래고래 고래사냥 부르다가
끌려 나가며 중얼거린 말이 녹음된다.
노래방 기둥에 외친 속말과 x기호가
영상 속으로 들어가며 트랙을 밟는다.
코 평수 넓히고 질척하게 한 겉 말, 말고
도넛에 빙글빙글 살아서 숨 쉬는 속 말,
속기록이다.
왈순연가
달이 동구 밖으로 마실 나가고
어둠과 왈순이 마당을 지킨다.
월월越越 돌담 넘는 백구의 애끓는 외침
매인 줄 끊지 못해 왈순이 뱅뱅 돈다.
어둠이 빛으로 넘어가기 전에
달이 외출에서 돌아오기 전에
아궁이 고구마가 식기 전에
호롱불 심지를 돋우기 전에
두려움이 갑옷을 입고 숨기 전에
젖꼭지 잇자국이 사라지기 전에
잠이 무의식의 단어 삼키기 전에
독 바른 사과 문 채 숨지기 전에
풀어줘요. 제발
전에, 짓밟으려고 몰려오는
훼방꾼 심장 물어뜯기 전에.
**약력:2012년《리토피아》로 등단. 시집『안심하고 절망하기』.계간 아라문학 편집장.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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