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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신작시/장순금/끝의 힘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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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1
댓글 0건 조회 276회 작성일 22-12-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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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신작시/장순금/끝의 힘 외 1편 


장순금


끝의 힘 외 1편



새벽의 미명을 밀어준 깊은 밤의 힘

미명이 동쪽에 물을 주어 아침을 깨어나게 한 힘


폭우 속 번쩍, 번개 낚아 채 어금니에 꽉 물고

폭우 끝 무지개 찾아 가는 힘 


툭툭 부러진 겨울 솔가지가 품은 저만 아는 새순

 

보이지 않는 끝을 물고 

끝이라 믿는 데까지 가는 동안 

헤밍웨이가 끌고 온 물고기의 뼈처럼 

빠져나간 살점들이 중력을 밀어준 


비포장도로는 온 힘을 다해 흩어진 살점들을 건너와  


좁혀지지 않는 거리처럼 시작은 곁눈질도 없는데

땅속에 잠복한 꽃들의 숨소리는 들리는데


내 끝은 어디쯤에서 끝나는지





첫, 꽃밭



천둥이 벼락을 동반한다는 예보가 적중해

한밤 폭우를 쏟았다


왔니? 

태연한 국화꽃에 눈이 따갑다


사십 년 거꾸로 세워도 무채색으로 빛나는, 

통증클리닉을 다닌다더니 통증 끝나는 지점을 찾았나


유년이 다 써버린 생의 봄날, 

꽃집 구경만 하다 음지에 세 들어 살더니 

국화꽃 영정이 생애 가장 화려한 꽃밭이구나


먹구름을 건너서 

빛나는 시를 덧대고 

박하사탕 같은 어린왕자와 소혹성을 걸어

별을 따라 가고 있는지 


천둥 폭우에 움푹 패인 

처음 꽃밭을

황망히 드나드는 사람들





*장순금 1985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햇빛 비타민』, 『골방은 하늘과 가깝다』 등. 동국문학상, 한국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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